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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한 낮에
BY moklyun 2004-03-30
볕 좋은 한 낮에
글. 몽련 최순옥
철 지난 옷가지를 빨아
볕 바른 곳에 널어 놓고
세월로 건조 시켰던 마음 자락도
되 꺼내 살펴본다
이미, 기화 시켜 날려버린
깨물렸던 상처
옹이로 남은 습관
기형이 된 언어 따위가
눅눅한 습기처럼
몰래 배어들지나 않았을지.
흰 볕 아래서는
무엇도 감춰지지 않았다
얼룩이 된 미미한 흔적들이
가슴에서 노랗게
좀이 슬고 있을 줄이야
젖은 옷가지 사이로
삭은 마음 다시 널어 보지만
아무래도
먼지로 흩어지는 날에야
도둑처럼 드는 습기에서 해방 될 것 같다
2004.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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