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줄을 써 올리고..엔터를 쳤다.
맘에 들지 않아 지워버렸다.
지우기는 쉬웠다.
또 다시 좀 다르게 표현해 보았다.
그 것 역시나 맘에 들지 않았다.
그건 내 맘이 아닌 딴 맘이 버젓이 올라와 날 빼꼼히 바라보고 있으니
왠지 낯선 기분이고 멋쩍었다.
그렇게..그렇게..지우고 쓰고..지우고 쓰고를 몇 번 한 후에야
결국 글로써 맵씨를 조금 갖추어 놓았다.
내 맘을 그대로..표현하는데는 깊이와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글로 맘을 표현할때는 맘이 글위에 올라앉아 둥둥 춤을 춰야하건만,
난 늘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맘은 온데간데가 없고,글자만 허울좋게 자리를 차지할때가 허다했으니 말이다.
그 후 오랜시간후에 다시 읽어보니 유치함에 웃고,창피하였다.
글을 쓰는 사람은 로고스를 남겨야 한다 했던가...
여기에 와서 글이라고 올리기는 하지만,때론 맘을 잘 적어올리는 님들을 볼때면,
참으로 부러울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시를 쓰던지...에세이를 쓰던지..모든것은 글로써 모양새를 말해준다.
글이란 물론 감각도 중요하지만,자신의 맘을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글자로써
편안히,적절히 표현할 줄 알아야함은 물론이고, 삶의 교감을 느낄 수 있어야만이
그 글이 글로써 가치를 높여 주는것이다.
내가 눈여겨 읽는이들의 글을 보노라면 참으로 쉽게 잘도 맘을 표현했구나..생각한다.
아니..정확히 말하쟈면 쉽다는건 내 생각이고..그들의 삶의 경험 못지않은
글을 아름답게 다듬는 소질을 가졌다고 해야 맞을것이다.
그런이들의 글을 보노라면 내 글은 아직도 부족함의 극치를 이룬다.
글을 잘쓰지 못하는것이 아니라..난 맘을 아직 적절히 표현하지를 못하는 듯 싶다.
아직도 삶의 경륜이 짧음이리라.
삶의 경륜이 더욱 노련해질때면..그때는...그때는 글 줄이...술술~~실타래 풀리듯...
쓰여질 날이 있으리라.
갈 길 멀은 초보이지만,꿈이 있어서 초보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