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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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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만남, 두 번의 이별.


BY 개망초꽃 2003-12-18



옛날에 네가 나를 보냈듯이 이제 내가 너를 보낼께. 
왜 다시 왔었니? 
어렵게 달려 온 길이란 걸 알아. 
쓸어 담아 봤자 쓰레기통으로 버려질 말.
보고싶어 왔다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 순간도 너를 잊은적이 없었다는 내 말에 
너는 구역질 나는 쓰레기통을 디밀었지
그랬던 걸 잊었니?

겨울이 낡은 간판에 걸려 있던 날 밤. 
붕어빵을 팔던 포장마차 앞에서 널 기다렸어. 
두번 다시는 너를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넌 날 보고 "붕어빵 사줄까?"했었지. 
우린 쓸어줄 등도 없는 남남인데 말이야.
옛날에도 넌 덤덤하게 날 보내주었고, 
다시 만났을 때 옥수수 대궁처럼 마른 내 손을 잡아 주었어. 
두번의 만남 두번의 헤어짐. 
이제 우리는 서로 한번씩 보내 주었고, 
한번씩 이별을 나눠 가졌어.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셀 수 없는 달력이 찢어지고 
뜻도 모를 눈물을 많이도 흘렸는데...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은 팔자라고 
시어터진 김치를 씹으며 말했어. 
사랑했었느니 죽어도 잊지못하느니
너만을 바라보았느니 
그런 구차하고 흔하고 식상한 말은 하지 않았어,우리는.... 

사랑했었기 때문에 다시 만나긴 했을거야.
너 하나만 바라 보았기에 헤어지는 원인이 되었을거야.
말도 안되는 사랑이었기에 얼른 잊고 싶어지긴할거야.
그럴거야.

옛날에 네가 나를 말없이 보내 주었듯이 
두번째 이별을 할 땐 내가 말없이 너를 보내 주었잖아. 
널 다시 만나던 날은 찬란한 봄이였지만 
다시 이별을 할 때는 낡은 간판처럼 흔들리는 겨울이구나. 
너를 보내고 버스에 기대 앉아 필요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어. 
다만 빛을 잃은 세월이 아까웠다 말하고 싶군. 

"보고싶어서..."하던 질긴 너의 변명 때문에 머리가 아프긴 해. 
안녕이란 말대신 "잘 가"하던 마지막 인사가 날 돌게 해. 
"사랑해" 하던 들릴들 말듯한 중얼거림이 귓가에 남아 자꾸 울렁거려.
 
처음 만나던 날 하얀 원피스를 입었던 거 기억나지? 
너의 파아란 군복이 또렷하게 보여. 
첫사랑이 그런 색이였을까? 
아마도 흡사할거야. 
그때 헤어진 것도 내 탓이고 다시 만난 것도 나의 실수였어. 

모두 다 우리가 넘어서야할 산이였다고 편하게 생각 해. 
사랑했었다는 말은 하지 않을래 
다만 이기적인 사랑이였다는 걸 알았을 뿐. 
잊지못한다는 말은 하지 않을거야 
다만 묻어둘거야. 
묻어둘거야. 
두번의 만남 두번의 이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