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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에 전재산 2000만 원에 사회생활도 많이 해보지 않은 백수 며느리 또는 사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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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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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안의 나


BY baada 2003-12-01

눈에 익은 듯 하여

오래 전에 우리가 만난듯 하여

돌아서려는 당신을 가만 붙잡았습니다

가만 내게로 몸을 돌리고 선

그대는 아아 그러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한 번도 그리워한 적이 없는

생을 나즉이 스치고 지나간 도시의 골목골목 처럼

우리는 참말 낯설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 이제는 내가 당신을

가만 돌려 세웠습니다

머뭇머뭇 입안의 말을 채 뱉지 못하여 당신은

느리게 내 앞에서 몸을 돌려

그래도 차마 떠나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도시안에서

그립지도 미웁지도 않은 가슴을

채 덥혀지지 않은 온돌방처럼

안고 서성이고 있는

오래오래 타인으로 살아가야 할

어느 생에 한 번쯤 어쩌면 만나질지 모르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온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를 품기에는 너무 헐거운

너무 오래 비워 둔 빈 둥지처럼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지금 내 안을 물처럼 고요히 지나서

걸어가고 있는 당신을

다시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이제 빠른 걸음으로

미로같은 도시의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한 번 쯤 고개를 돌려 차마 그래도 떠나가지 못한

누군가를 향하여 당신이 낯설은 미소라도

꽃잎 하나 바람에 그저 툭 지듯

그렇게 내게로 돌려 줄지 모를다는

어처구니 없는 기다림을 나는

꿈꾸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