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빛깔 하나로
하늘의 문이 처음 열린 그날부터
눈은 순백의 빛깔 하나로
내리는데
너와 나
잊지 말자던 그 약속은
마른 가지에 걸린 달처럼
가슴에 얹어 있어
이 겨울, 눈은 내려
채곡 채곡 쌓이면
기억의 창고에서
너의 모습 끄집어 내
손 잡고
눈길을 걷고 싶어
그러나 눈을 뜨면
거울 속
주름진 얼굴은 속삭이네
소용없다
소용없다
이젠 다 소용없다고
하늘의 문이 처음 열린 그날부터
눈은 순백의 빛깔 하나로 내리고
내 젊은 날의 사랑도
순백의 눈 같이 쌓여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