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호수의 풍경 속으로 글/몽련(최순옥) 내밀한 안개 속에 숨어있던 호수 위로 슬그머니 몸 내민 물 안의 작은 섬에 노오란 가을이 머물러 서성이고 그 곳은 계절 따라 찾아 드는 철새들의 사랑 터라네 이백 오십년 전 전설 하나 가슴에 고이 담고 긴 세월 살아 낸 둑 위의 저 老松은 오고 가는 세월쯤은 무심으로 잊고 산 듯 가을이 깊어 가도 푸른 잎 변치 않고 소슬한 갈 바람에 굽은 몸 맡기고 조용히 호수를 관조하니 호수의 가을 속에 나도 서 있으련다 2003.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