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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당신


BY 미니 2003-08-27

빗속에 세월이 녹아 내린다.

진한 액체 같기도 하고

부서져 오르는 살갓 같기도 하고

 

 

간밤의 뉴스는  무섭고

욕방의 여자들은 저 스스로 무너져 내리지만

나 방에 때 고질꼬질 닦아내고

애인인양

빗줄기에 입술을 갇다 덴다.

 

세월아

비야

옥탑방에 슬레트 조각들아

 

내 입김 실어

멀리 불러 본다

 

마음어느곳에선

메아리 되어 함성을 지르는지도 모른다

 

여름

그대와 내가 만난것도

부슬비 내리는 초여름

 

지치고 울고 잇는 나를 포근히

감싸고 다가온 당신

 

당신과 내가 만나

쉰쑥꽃 향기 맡으며

하늘아래

첫동네에서

 

이것이 운명이엇구나

기쁘게 소리내어

손잡던이래

 

3년

당신닮은 아들 하나

나 닮은 달 하나

 

우리도

가정이루고

애들 뒤치닥이다

새삼 좋아 웃고

 

여보

비가 내리네

조금은 진하고

조금은 흩날리는것 같은 비

 

여보

행복해?

 

그런말 하지 말자

 

오늘  우리가 왠지

비같단 생각을 해

 

비는 소리 없이도

누군가의 인생이되고

가슴이 되잖아

 

여보

 

사랑해

 

2003년 6월 비오는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