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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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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눈


BY 몽련 2003-08-12



    내 안의 눈 2003 .8 .11


    글/몽련

    끊임 없이 나를 관찰하는

    내 안의 눈이 있습니다

    그 눈은 나에게 많은 요구를 합니다

    제 앞에서 항상 발가벗고 서 있기를 원하며

    제 눈과 눈 맞춤을 하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자기공명촬영을 하듯

    나의 내면을 낱낱이 투시하며

    잘게 절단하여 헤집어 보기를 좋아합니다


    나는 가끔씩

    이 서슬 푸른 눈빛에서

    숨어버리고 싶어 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내 안에서는

    통제 할 수 없이 분열하는

    욕망의 작은 알갱이들이 난동을 부릴 때입니다

    어떤 날은, 각기 다른 알갱이들과 의기투합하여

    슬그머니 검은 보자기를 펼치고는

    그 속으로 숨어 버리는

    어리석은 탈출도 시도해 봅니다만


    내 안의 눈은

    절대로 속아 주는 법이 없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여

    우리가 숨어 있는 검은 보자기를

    갈갈이 찢어 놓고 맙니다

    아- 그때의 고통과 수치스러움이란..

    나는 다시 내 안의 눈 앞에

    발가벗은 나신으로 세워진 채

    얼굴조차 모두 감출 수 없는 두 손으로

    두 눈만 가릴 뿐입니다

    나는 쉽게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내 안의 눈의 감시 속에서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으로

    멈출 줄 모르고 분열하는 작은 알갱이들과

    의미심장한 눈 짖을 주고 받으며

    내 안의 눈이 잠시라도 시선을 거두는

    요행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오늘은

    내 안의 눈 앞에 얌전히 서 있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