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간신히 모여서
한지붕아래 잠자는 식구들
해뜨기가 무섭게 전선으로 나가고
군사의 비품들이 겨우 제자리에 놓이는
돌아온 오전 11시
컴퓨터 앞에 앉아 혹시나하여
편지함을 열어본다 기약도 없는데
보험내는 날자 카드결재금액
좋은 물건 싸게사라
돈버는 비결 허황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휴지통으로 들어갈
먹지못할 거짓의 뿔달린 푸성귀들 독풀들...
우리은 다 이런걸 가려먹고 살아야 할
지친 전쟁을 왜 해야하는걸까...
호기심에 잠깐 방심하여 아무도 안보니까
그냥 한번 스치고 지나간 그림때문에
나도 사춘기 아이가 되어
부질없는 시간을 방황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마음이 허전하고 혼자
사람의 정체가 살아나는 날
죄를 고백하고 싶어 머리를 흔들어 본다
내 머리 휴지통속에 간직한 영상
거짓의 불꽃놀이 쏘아올리는 굉음
비워야지 비워야지 머릿속 휴지통
커서가 지금 어디 놓여 있나
어디를 클릭하여야 하나
아무리 찾아도 컴속에 없어 일어나 창을 열고
가을씨가 촉트는 아파트 저편 산을 보면
거기서 나에게 던지는 함성
머릿속 휴지통 비우려면 이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