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Ⅰ
내가 그곳에 처음간 것은
그리움을 버리기 위해서였다.
지척에 있어 가기 쉬운 섬 강화도
섬이면서도 섬이 아닌 곳
그곳에 가면 언제나 어김없이
빼먹지않고 들리는 곳 석모도.
강화섬 옆에 손 뻗으면 닿을 듯
그렇게 가까이 자리한 섬.
불과 몇 시간이면 다녀올 거리지만
그곳엔 지난날 나의 젊은 날이 함께했던
그 시절의 그 모습들이 있어 좋다.
산이 있어 좋고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는
바다가 옆에 있어 좋다.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할 수 있는
어설픈 그 시절의 모습들이
바로 그곳엔 아직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아쉬움 가득인 내 젊은 날을 눈밑에 그려보기에
그곳엔 느리고도 나른한 시간이 흐르고있기 때문이다.
Ⅱ
뱃길이라 하기엔 어설픈 길
인심쓰듯 던져주는 먹이를 쫒는
갈매기들만이 동행해주었다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과 함께
뒷전에서 멀어지는 강화처럼
포구에 나를 잠시 세워둔채 이제 그만큼
나는 기억속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Ⅲ
나른한 오후
미동의 움직임도 흔들리는 바람도 없었다.
햇살에 부서지는 잎새마저도
한 장 사진 속의 풍경처럼
허공 위에 각인되어 버렸다.
순간 나는 정지된 시간 속으로
빨려들듯 하나의 느낌이 되어
빛 바랜 기억을 더듬어본다.
클로즈업되는 하나의 얼굴속으로
어느새 나는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말갛게 투영되는 얼굴은
그날 그대의 모습..
눈물지며 행복을 기원하던
아픔 가득한 그대의 모습..
이제는 돌아볼수도 만져볼수도없이
뒷전에 남겨진 그대 모습..
왜 나는 말없이 눈물짓던 그대를 뒤에두고
혼자만이 이 길을 왔을까.
그대는 홀로이 나를 떠나보내며
뒷전에서 왜 그렇게 눈물만 지었나.
저 푸른 바닷물조차도 붉게 물들이는 태양처럼
나는 왜 그대에게 물들지 못했나.
그대의 영혼을 닮을수 있었다면
지는 노을마저도 내겐 행복이었을텐데…
어둠에 묻히고마는 노을일지언정
그대 곁임으로 진정코 행복했을텐데
노을이 아름다운 섬 석모도
노을이 찾아드는 그리운 곳
노을속에 묻어버린 그대를 만나러
오늘 난 또다시 그 섬을 찾는다
그대가 그곳에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