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태반에서
분리된 배꼽에
촌극의 여유도 없이
질병의 끈은 묶이여
육신의 옷
벗을 때 까지
함께 살자 하니
붉게
명멸하는 전광판 앞
길게 늘어 앉은
넋 나간 군상들은
지치고 슬프다
노인과
아이와
청년과
장년의 얼굴이
서로 닮아 있는곳
삶의 길이와 상관없이
지은 죄와는 상관없이
예고 없이 찿아 오는
재해와도 상관없이
숨통을 죄여 오는
몹쓸것.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든
공평하게 찿아오는것
신 중의 신이라도
막아 주지 못 하니
하얀 가운을 걸친
절대자에게
서로 닮은 얼굴들이
꼭 같은 눈빛으로
희망을 애원하는곳
탄생과 죽음의 문이
같은 시공간에서
여닫히는 그 곳
종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