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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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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상처가 나의 상처


BY 이 청리 2003-06-29


너의 상처가 나의 상처



비가 지나가는 자리에서

물기 머금은 나무를 만나네

그 나무는

이제 막 하늘에서

내려 온듯이 푸르름으로 젖어 있네

나 그 푸르름 속에 집을 짓고

살고 있네

너는 너의 상처의 집에서 사네

그 집을 팔면 안돼 내게

너가 내 대신

이 푸르름 속의 집에서 살고

내가 그 집에서 살며

그 집도 푸르름으로

다 지을 수있는데

너는 그 집에서 이시 갈 생각을 하지 않네

그 집이 좋아

너의 숨결이 스며들어

밖에서 그 집을 부셔버리고 싶다가도

안에 들어서면

너를 편안하게 해주기에''''

넌 그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눈부실지 몰라

내 혼자 이 푸르름의 집에서

살기에는 눈물 나네

모든 것을 혼자 누리는 것 같아서

여기 누구라도

들어 와 살면

이 곳도 있었구나

누구나 살 수 있는 곳인데

단지 모르고 살아 온 것 뿐이야

사랑하는 사람은

상처의 집에서

오래 오래 살지 않는 것이네

비가 지나가는 자리에서

물기를 머금은 나무를 만나듯이

그 집에서 사는 것이네

상처까지 뿌리내려

푸르름으로 움트게 해

숲을 이루는 것이네

이런 숲을 이루지 않는 사람은

빗나간 사람들의 사랑일 뿐

사랑이

푸르름의 집이 아니면

그것은

욕망을 쫒아서

둥지를 틀다 떠나는 것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

마음 속까지 깨끗해지고

그 깨끗해진 마음이

해가 되어

밤에도 떠올라 비추는 것

험한 세상

그 어디에도

빛으로 원을 그리며 내리는 것

우리

그런 사랑 아니라면

욕망을 쫒아 여기까지

달려왔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자

다시 우리의 생을 고쳐 쓰자

사랑은

그 상처를 푸르름의 집과

바꾸어 살아가는 것을

알 때까지

기다려주 것

설레임으로

믿어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