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상처가 나의 상처
비가 지나가는 자리에서
물기 머금은 나무를 만나네
그 나무는
이제 막 하늘에서
내려 온듯이 푸르름으로 젖어 있네
나 그 푸르름 속에 집을 짓고
살고 있네
너는 너의 상처의 집에서 사네
그 집을 팔면 안돼 내게
너가 내 대신
이 푸르름 속의 집에서 살고
내가 그 집에서 살며
그 집도 푸르름으로
다 지을 수있는데
너는 그 집에서 이시 갈 생각을 하지 않네
그 집이 좋아
너의 숨결이 스며들어
밖에서 그 집을 부셔버리고 싶다가도
안에 들어서면
너를 편안하게 해주기에''''
넌 그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눈부실지 몰라
내 혼자 이 푸르름의 집에서
살기에는 눈물 나네
모든 것을 혼자 누리는 것 같아서
여기 누구라도
들어 와 살면
이 곳도 있었구나
누구나 살 수 있는 곳인데
단지 모르고 살아 온 것 뿐이야
사랑하는 사람은
상처의 집에서
오래 오래 살지 않는 것이네
비가 지나가는 자리에서
물기를 머금은 나무를 만나듯이
그 집에서 사는 것이네
상처까지 뿌리내려
푸르름으로 움트게 해
숲을 이루는 것이네
이런 숲을 이루지 않는 사람은
빗나간 사람들의 사랑일 뿐
사랑이
푸르름의 집이 아니면
그것은
욕망을 쫒아서
둥지를 틀다 떠나는 것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
마음 속까지 깨끗해지고
그 깨끗해진 마음이
해가 되어
밤에도 떠올라 비추는 것
험한 세상
그 어디에도
빛으로 원을 그리며 내리는 것
우리
그런 사랑 아니라면
욕망을 쫒아 여기까지
달려왔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자
다시 우리의 생을 고쳐 쓰자
사랑은
그 상처를 푸르름의 집과
바꾸어 살아가는 것을
알 때까지
기다려주 것
설레임으로
믿어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