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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없다
BY 개망초꽃 2003-06-19
헝크러진 너의 머리
내 가슴속을 들킨 것 같다.
술에 취한건지
바람에 흩어진건지
난 버림 받은 사랑에 울고 있었다.
패랭이야
술패랭이야...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평생 수평선만 보던 꽃아...
나도 한 사람만 평생 볼 줄 알았다.
첫사랑은 없다.
두번째 사랑은 없을 줄 알았다.
사랑은 밥 먹기가 아니다.
사랑은 계절마다 찾아오는 꽃이 아니다.
목말라 바닷물을 마셨지만
남자품이 좋아 첫사랑에게 안겼지만
내 것이 아니였다.
목이 타서 숨도 쉬기 힘들었다.
미친것처럼 사랑을 찾아 들었던 그 해.
거센 바다에 미친년 머리같은 술 패랭이꽃을 만났다.
첫사랑과 함께
목숨을 버릴만큼 사랑했었다.
그사람은 나와 헤어지느니
네가 피어있는 여기 바다에 빠져 죽을거라고 말했다.
넌 분명히 들었을거다.
사람 마음이 어떻게나 변덕스러운지
첫사랑을 사랑한 뒤로 알았다.
사랑은 죽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너만 피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지나가는 바람에 빗질하고 있겠구나.
첫사랑은 없다.
두번째 사랑이 헝클어진 이 가슴을 빗질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