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은 서서 피지 않는다
산골아낙처럼 파삭거리는 마른 땅에
엉치를 내리고 앉아
가만가만 소리없이 핀다
그래서 감자꽃은 아무도 몰래 피고
아무도 몰래 진다
감자꽃은 가만 마음을 기울여 보아야
볼 수 있다
그 연한 보라빛 꽃들이 얼굴을 푸른 잎속에
묻고 수수하게 웃고 있는 걸
이른 아침 들길을 나서다
만나 보라 그러면 감자꽃은
소리없이 내 안으로 꽃잎을
밀어내는 꽃인것을 안다
그래서 감자꽃은 아무도 몰래 피고
아무도 몰래 진다
아무도 마음을 열지 못하면
감자꽃을 볼 수 없다
감자꽃은 산골아낙처럼
수수해서 정이드느 꽃이다
바람을 통해 맡는 향기가 아니라
마음으로 맡는 향기가
감자의 향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