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애가 묻는다 눈을 감고 '씽'하고 지나가는 게 있다면 무엇일지 말하라는데 선뜻 '바람'이라고 대답한다 바람이라는 대답을 하게 만든 아이 엄마는 전생에 바람이었단다 순간 '푸식'하고 웃는데 내 귀로 바람소리가 '씽'하고 지나간다 딸애의 말처럼 나는 바람이었을까 딸이 커서 어미가 되고 그 애의 딸이 크기도 전에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을까 그래, 이승의 살이라는 게 찰나의 짧은 인연을 덮는 무덤일지 모르지 내가 바로 그 바람이었을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