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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정리 뒷산에 가면


BY 시시아이 2003-05-13

후정리 뒷산에 가면

- 너 작은 무덤에 바치는 노래


큰 무덤들 많은 후정리 뒷산에 가면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파도 그 끝자락 즈음
작은 무덤 소문도 없이

엎드려 발 끝에 밟히고 있다.

너를 기억하는 사람도 없어졌는지
짙은 들풀로 무성한 기억들
봄을 지나고 있고

이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곳으로 다시
되돌아간 너를 위하여
가냘픈 소리로 잔바람 불어오고
그 흔들림으로
너를 잉태한 기억의 흔적들을
바다 그 파문에서 찾는다.

오던 길 놓치지나 않고
되잡아 가고나 있는지

아무래도 네 어미도 기억하지 못하는 곳으로
실려와 땅으로 되돌아갔을
너를 위하여
파도여, 파도여,

이제는 너를 위한 위안도
너를 위해 오던 발걸음도 기대하지 않는 언덕에서
너를 위하여 부는 솔바람
피리소리 하나로
지저귀는 종다리의 울음 하나로
봄을 보내는 것이리니

어제는 오던 길로 가는 바람.
이제는 가던 길로 오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