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사람 마음을 묘하게 만들어
복잡하고 삭막한 세상이
개벽이라도 한 것처럼
내가 딴 세상에
살고 있는 착각을 들게 하거든
나를 묶고 있던
단단한 감정들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고
머리 아프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뭔가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혀
지극히 단순해져서 좋아
바로 바라보기 미안한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수줍음 없이 바라볼 수 있어 좋고
까다롭게 격식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 헝클어져 보이나
망각할 수 있는 편안함이 있어서 좋아
하지만
하지만, 정말 이상한 건
가슴 저 밑바닥에 꼭꼭 숨겨놓은
은밀한 언어들이
봇물터지듯
순식간에 진실로 둔갑해버린단 말야
마치 마법에 걸린듯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