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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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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글 다섯편


BY 風泉 2003-02-19

1. 소돔 서울

도둑고양이 새끼치는 밤
쌀도 아닌 보리술 거품을 마시고
사람이 커진다

지폐로 카드로
붉은 장미를 키우는 화원
소매치기 당한 사람들
지갑을 뒤적거리고

산이 달을 먹는 밤
임자없는 숙소
시커먼 굴뚝
화장품 타는 연기
매캐하다

열세자리 번호를 잃어버리고
건배하는 사람들
누가 문을
열어 주어야 할텐데

산부인과 아이 낳는 밤
갈지자 걸음 뒤로
밤안개가 따라간다
소돔 서울


2. 새벽기도

새벽은 聖地
흘러간 시간을 털고
새 들이 펼쳐지는
또 한장의 편지

고백속에 발을 내 디디면
그는 그리움으로
점령해 오는
즐거움

설 땅이 없는 날
갈데 몰라
붉은 등아래 버려져
이름이 지워진 때

캄캄한 거리
손을 더듬어
하늘에서 오는 자유
만져보았소

새벽은
가질 수 있을만큼 가져도
막는이가 없어요
임자가 없어요

오늘처럼 지친 날
신선한 푸른 밭
내가 또 소망의
씨를 뿌린 뜻이야

내일 아침 해뜨기전
광야에 이슬을 먹고
얼마나 자랐나..
부푼 가슴 때문이오

3. 고난의 땅

날이면 날마다
하늘로 오르는 불꽃
하루가 일년처럼
허풍떨며 헐떡이는 땅

고난의 땅
골고다에 가 보았소

예수님 쓰신 가시관 속에
컴퓨터 침이 있었습니다.

오늘
창으로 찌르는 저 병사
그럴듯한 총검술을 보십시오
정말
멋지네요
환호하며 쏘아대는
불꽃송이
괴성이 터지네요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요
정말
어찌하시렵니까
.........

4. 동충하초

죽는날까지 실을 내어
천국같은 집을 만들려
꿈도 접고 목숨까지 버려
온갖 정성으로 지으셨네

한줄기 소낙비에도
끄떡 않더니
세월흐르는 바람에 떨려
작은 이상으로 남았소이다

번데기인가 안식처인가
남은 이상인가
알 수 없는 인생
허전한 여정 같아

동충하초의 의미를 묻소
왜 그런 집을 지었소
나비가 되려는 거요
어쩌다 그리 된거요

5. 슬퍼

쓴소리 된소리 다하고 시렁투 않는
독사의 혀를 가진 사람들이 슬퍼

거품물고 싸우다 상대 몸집이 커지면
비굴한 웃음으로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슬퍼

제잘못을 알고도 양심을 비켜서서
나는 잘하고 너는 죽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슬퍼

독거미 사마귀 같이
배추벌레 청개구리 처럼
몸색깔 바꾸면 살아가는 사람들이 슬퍼

도둑 맞은 집처럼 텅빈 가슴
욕심의 금고를 들여 ?고
천년만년 살거라는 사람들이 슬퍼

왜이리 슬픈 세상이 되었을까
아버지도 어머니도 슬퍼지고 아이도 갈곳 없는
허탄한 세상 빛없는 어둠 썩은 산이 슬퍼

정말 슬퍼
참 슬퍼
사는게 힘들어 힘들어 죽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