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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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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모든것은


BY 밥푸는여자 2003-02-18



    山은 
    제 몸 벗은 줄 모르고 훌훌 
    봄 여름 가을 그렇게 보내고 
    알몸으로 겨울을 맞는다 
    그래 겨울산은 가늘고 높이 솟는다


    江은 
    제 살 깎아내며 동무하자는 
    길섶 황토흙 외면한 체 훌훌 
    봄 여름 가을 그렇게 보내고 
    꽁꽁 언 몸으로 겨울을 맞는다 
    그래 겨울강은 시리도록 깊이 숨는다 


    세월따라 
    산山도 
    강江도 
    그네들의 하루속에 나이를 헤아리며 산다 
    사람들 그네가 살아 있다고 믿지 않는다 
    살아있음을 믿는 것은 산 위 산짐승 뿐 
    살아있음을 믿는 것은 강 아래 물고기 뿐 


    홀로 겨울 산을 오르며
    홀로 겨울 강을 거닐며  
    더불어 숨쉬기를 해 보았다.
    멍멍한 산기슭에서 외치니 
    꽁꽁 얼어버린 강물 저 아래로
    졸졸졸 메아리 되어 흐르더라 


    세상 모든 것은 살아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