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시절! 나는 꼿꼿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였다.
이쁜얼굴은 아니지만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자그마한 아가씨였다.
겹겹이 산이 둘러싸인 촌락에서 자연과 농사일을 자연스레
익히며 20여년을 나의 고향에서 사랑하는 나의 고향하늘을
바라보며 산야를 둘러보며 그렇게 살았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가기위해 도시로 나왔는데...
학교는 너무나 학생들이 많았고 선생님들은 사랑도 없고
의무감만 있는 밋밋한 사람들이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림을 좋아해 도자기를 만드는
작은 도예촌에 들어갔다. 한2년! 그곳에서 꿈을 키우지못했다.
도예가 아니라 그저 그릇을 만드는 공장같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흙을 예찬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양빛과 같은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한남자를 만났다.
그 사람을 사랑하게되었지만....나는 너무 어리석었다.
그 사람과 친한 사람이 나를 너무 좋아하여 그사람에게 더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너무 어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나를 사랑하고 소문을 내어
나는 미안하지만...그냥 그를 떠나버렸다.
솔직히 나는 그사람에게 아무 관심도 없었다.
그 사람의 친구 태양의 눈빛을 사랑했을뿐이다.
다시 대학에 가기 위해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몇달간의 시간이 흘러 그곳에 남은 친한 친구에게
그 사람이 가마실에서 일하는 인우리에 사는 젊은 아줌마와
바람이 나서 고소를 당했다는 이야길 들었다.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때 그가 야위고 고민스런 얼굴로 내가 일하는 곳에 잠시와서
불을 켜주며 곁에서 서성이던 모습이!
가마실에서 뜨거운 가마를 때며 땀이 흐르던 얼굴속에
그 고민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인우리아줌마는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여자였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그가 입었던 빛바랜 초록체크셔츠와
강원도 사투리...시원한 웃음소리...빛나는 눈동자를 기억한다.
내나이 서른셋인니 그는 서른 일곱살이 되었을 것이다.
언덕에서 배구하며 힘차게 서브를 날리던 그의 모습을 구경하며
박수를 보내던 내 처녀시절! 단 한번의 데이트로 없었던 맘속의
사랑에게 오늘도 나는 그리움을 보낸다.
잘지내세요?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