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 소리를 지른다.
일상이 참을 수 없는 무의미로 흐른다.
남편을 밤마다 기다린지 8년째!
습관처럼 새벽에나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
전화를 하기도 지겹고
기다리기도 지칠때가 되었건만...
아무 잘못도 없는 지아빠 닮은 아들만 잡는다.
"엄마 아빠랑 왜 결혼했어?"
"사랑해서 결혼한 거 잖아?"
"근데 왜 매일 싸워?"
사랑해서 결혼했지만...결혼은 현실! 참을 수없는 현실!
되는 일 없어서 매년 더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삶의 현실!
혹시나해서..이번에는...믿으며 실망하며 살아온 하루하루..
나는 아주 평범하고 소박하게 바라는 것 정말 작은 것들인데..
남편은 그것조차 단 한순간도 채워주지 못하는 바보다.
결국 아들과 싸우고 아들을 울렸다.
흐느끼는 아들을 보고 스스로를 비판한다.
너도 바보다. 그 아이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데...
아이에게 상처를 주다니...
이혼하고 싶다.
그러나 이혼할 수 없다.
나를 향해 웃는 두 아들을 맛있게 먹는 귀여운 입술을 보면
남편을 향한 미움을 또 까먹는다.
남편이 일찍 집에 와서 우리들과 저녁을 먹으며 놀았으면...
쉬는 날 가까운 공원으로 놀러가서 산책을 했으면..
월급을 제때 가져와서 경제적으로 시달리는 일이 없었으면..
아이들이 묻는 어려운 질문들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해 주었으면..
그져..이것 뿐이다.
남편과 결혼한지 9년차!
한 번도 시원한 성과가 없는 직장생활!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개인사업!
그렇지만 늘 의기양양한 남편!
그 자긍심이 어떤날은 정말 짜증이 날때가 있다.
지금 남편은 작은 회사를 다닌다.
그 회사가 잘되어서 우리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
햇볕이 잘 드는 남향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코감기,비염,기관지염을 앓는 나의 두 아들 그리고 나,남편
햇살이 비치는 밝은 집으로 이사가기를...얼른 ...
싸고 좋은집이 나타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