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것이 참으로 고약하다
신명 오른 무당처럼
발꿈치 아프게 부 비며 돌아 치던 광기
등판에서 어깨로 쑤시며 넘어온다
속이야 어떻든 손을 잡은 새 인연
머리 굵은 아들녀석이 어련히 알아서 품으련만
썰물처럼 나간 자리 뒷손질 끝에
가슴은 왜 이리 안절부절 하다냐
큰짐을 내 등에 덥석 올리고 간
몹쓸 사람은 그렇다 치고
맘만 여린 중늙은이의
새끼줄 꼬이듯 비틀린 질긴 설움을
잔뜩 뽑아 올리는 심술궂은 바람
희끗한 백설 얹은 봉분
사 배 올리는 새 애기 붉은 치맛자락을 뒤집고는
약한 곳만 골라 기어이 눈을 할퀴는구나
겨울바람이 너무 혹독하게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