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굴비 몇 두름으로
대처로 빠져나간 법성포의 하루는
정든 갈매기 울음소리 조차 이제 먼 타향인데
그물을 깁던 만선의 손가락들은
선술집의 목포는 항구다의 옷고름만 풀고 있구나
그대들 선비의 빳빳한 갓으로나 살고 있는지
해풍으로 검게 탓던 그리움 한 접시
보내오지 않는구나
부디 추억속에 건져지는 새우젖쯤으로 생각해두고
걸대에 매달린 가난한 유년시절은 잊어다오
희망을 끌어다 적는 나의 일기쓰는 버릇은
오늘도 그대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적고
우리의 스무살적 애인인 그물이
세상만큼 구멍이 났는데도 출항을 서둔다
아직 내리지 않은 젊은 돛인 그대들
객지에는 몇 미터의 파고가 이는지
작업복 속에는 법성포 앞바다의 물결소리가
싱싱한 조기로 뛰놀지 않는지
그대들이 잠꼬대처럼 두고 간 풍어가는
가짜 굴비 소문에 좌초되고 마는구나
고장난 출항기를 수협 창고에 쌓으며
인간의 따뜻한 사랑을 알리는 새벽은
이런 변두리 포구에서부터 와야 한다는 말
전하고 싶어 부러지는 연필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