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초록색 이태리 타월이 손등을 지나 팔꿈치로
어깨를 돌아 눈 감은 듯 함몰된 젖꼭지와
광고방송에서 사들인 올인원으로 눌러온 늘어진 뱃살을 지나
내 어머니 살 뜯어먹던 배꼽을 지나
30이 넘는 허리둘레를 맴돈다.
허옇게 밀려나 뭉쳐져가는 건
옷 안에 가리워진 뱃살같은 욕망의 덩어리
손을 번갈아 옮겨봐도 끝내 닿지 않는 등위의 한 뼘
사람마다 등에 지고 있다.
닿지 않는 그리움의 한 뼘
이태리 타월처럼 헛손질만 해대는 한뼘의 욕망
뽀글대는 거품이 목을 타고
배꼽을 지나 은밀한 골짜기를 지나
뭉글한 엉덩이를 지나
무릎과 발을 따라
네모의 타일 바닥으로 미끄러진다.
온 몸의 살들을 옷 안에 감추고
거울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