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주길 바라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잊어달라고 하진 않았는데...... 어느새 낙엽구르니 찬바람 시린 가슴 파고드는 겨울입니다 하루종일 흐린 하늘처럼 차분히 내려앉는 마음 전화기 속 친구의 맑은 웃음소리로 일으키며 오래토록 미루었던 주방구석 기름때처럼 눌러붙어있는 이름없는 그리움들 해맑은 날 몽땅 꺼내어 털어내고 닦아내고 아껴두었다 결국은 버려지고 마는 냉장고 한 구석의 음식자투리처럼 미련없이 내어 던져봅니다 나아닌 다른 마음의 소리들 달그락 달그락 못견디게 부딪히는 아픈 소리 그 끝자락에 달려가는 바람소리가 서럽도록 맑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