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禪院)의 현관에 들어서면 조고각하(照顧脚下)라거나 간각하(看脚下)라고 쓰여진 팻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조고라는 말은 주의한다, 살펴본다의 뜻이 있으며 각하라는 말은 발 밑이란 뜻이니, 조고각하는 '발 밑을 조심하라' '발 밑을 주의해 소홀히 행동치 말라'는 뜻이며, 신발을 어지러이 벗어 놓지 말라는 뜻도 됩니다. 조고각하는 자기 반성의 의미가 있습니다. 즉 수행자는 밖을 향해 구하지 말고 내적인 자기 본성을 살펴보라는 뜻으로서 밖을 향해 찾는 것을 경계한 말입니다. 자기의 발 밑을 보는 사람은 적고, 남의 발 밑을 잘 보고 남의 잘못을 들추어내는 사람은 많습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지요. 우리는 남을 향한 눈을 자기에게 돌려 항상 발 밑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조고각하는 바로 '너 자신을 알라'이며, '자기를 반성하라'입니다. 자기를 소홀히 하거나 무시하지 않는 것이 바로 현실 생활의 모든 재난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어떤 스님이 각명(覺明)선사에게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니 각명선사는 "네 발 밑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선의 근본 뜻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발 밑을 잘 보아라. 지금 네가 서 있는 곳이 어떠한지"라고 답한 것이지요. 이 말은 지금 네가 선의 진수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진리 그 자체 속에 있지 않은가 라고 말씀 하신 것입니다. 부처님 법을 멀리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곳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도나 진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가까이에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멀리 가서 찾아보려 한들 도가 '내가 도입니다.'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도를 진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