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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꽃들의 호곡(號哭)


BY 두리사랑 2002-09-06

         
         개망초꽃들의 호곡(號哭)(자작시) 

         글 : 두리사랑(심용구) 


         정든님 타고가는 꽃상여 
         만장 세워 지나가는 길섶에서 
         슬픈 이별의 눈물은 
         함박눈되어 하늘 가리고
         신작로에 주단을 깔고 우는 개망초여 

         배고픈 시름 나눠먹으며 
         정띠어 먹던 산어귀 밭둑에도 
         바람에 찢겨 날아온 만장조각 부여잡고 
         하얀소복 치마폭에 눈물배 띠우며 우는 
         정든님 꽃상여 보내는 개망초여 

         금실좋은 백의 민족 
         농군의 금침속에 
         굶주린 정 심통으로 
         하얀 소금뿌리던 첩실 망초던가 

         정갈한 밭두럭 
         규중안방 침실속에 
         함박눈 수북히 지천에 쌓아놓고 
         넉살좋게 고백하는 
         철부지 새각시 망초던가 

         땡볕바람 
         우악스런 악마디 손길에 
         아픈정 미운정 
         거칠게 맺은 정이 
         꽃상여 이별앞에 
         이토록 깊게 살곳턴가 

         머리꺽어 자진해서 
         열사바람에 몸사르고 
         태풍에 몸을 날려 
         서둘러 이별했던들 
         정든님 꽃상여 보내는 길섶에서 
         소복단장 치마폭에 눈물 아니 담을것을..... 

         아~~ 
         백설같은 개망초꽃이여

 



         2002 . 7 . 31 
         두리사랑 심용구 씀

         친구 어머니의 장례길에 

         시골 친구 어머님이 졸지에 하늘로 
         돌아가시는 길 82세의 호상인데도 왠 자녀들이 
         그리도 서럽게 울던지 만장은 물론 
         길목의 개망초꽃들 까지 나서 꽃상여 붙잡고 
         서럽게 서럽게 호곡을 한다 

         한번 가면 다시는 되돌아 올수 없는길 
         그래서 이별이란 언제나 이리도 슬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