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꾸는 소년의 산 이야기(자작시) 글 : 두리사랑 (심 용구) 초가집 대청마루에 여물지 않은 배꼽을 맞댄 가난한 소년은 허기져 아우성치는 공복을 다독이며 산 이야기를 그린다. 흙투성 고사리손에 멱살잡힌 몽당연필은 콧물담긴 침을 삼키고 배골음에 울먹이는 허한 가슴은 꿈이야기를 먹는다. 초가집 처마에 흘러내리는 빗물은 거미줄 내리듯 장막을 치고 빗줄기사이에 낀 바람은 먹장구름 하나를 잡아 산 허리에 묶는다. 애달은 꿈 하나 갈급함에 눈을 감고 하얀 세상에 꿈 이야기 산을 그리며 여정의 서툰 발길은 긴 여행 길 단꿈속으로 스며든다. 빛과 어둠이 꼬리를 물고 어지럼떨며 꽃과 나비는 백설에 소박댕이 새각시 되어 시린 눈물 담긴 치마폭에 얼굴을 감추고 그리움으로 꿈을 연명한다. 노을이 산을 품어 별을 심고 여명의 바람은 꽃피어 향기를 날리며 젖은 둥지속에 잉태된 사랑을 부른다. 푸석땅 머리에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은 산 이야기 소년은 길 잃은 바람소리에 잠에서 깨어 하늘을 보듬는다. 산 중턱에 서성이며 거칠어진 손등으로 눈을 씻고 능선에 부딪치는 꽃바람에 닫힌 가슴의 창문을 열고 거친 숨 바람에 날리며 산 이야기를 바라본다. 흰 여백에 듬성듬성 찍혀진 서툰발자국들 지친 여정에 생채기 가슴을 쓸어내리는 늙어버린 소년은 산 이야기의 빈 여백을 행복한 눈물로 채워 넣는다. 2002 . 8 . 9 . 심 용구 (두리사랑) 씀 신인상으로 등단 당선소감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린 시 두리초가집 홈페이지: myhome.naver.com/pronem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