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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시인의 '감은사지·2'


BY 얀~ 2002-08-31

정일근 시인의 '감은사지·2'

                            
저기 저 돌 속에 신라여인아, 네가 남긴 따뜻한 사랑의 체온 한 웅큼, 아직도 남아 있을 것 같다 탑을 바라볼 때마다 불가사의한 사랑 천 년을 몸 속에 담고 나는 너를 따라 너는 나를 따라 윤회해 온 사랑의 유전자가 되살아나고 그날 동해로 달아난 감은사 목어가 대종천을 타고 올라와 운다 법고 운판 범종이 덩달아 깨어 운다 절은 이미 이름만 남기고 무성한 풀 속으로 사라지고 순금으로 빛나던 사직도 흙 속에 묻혀 잠들어 버렸는데 사랑아, 너는 어느 세월 이곳에 머물다 갔느냐 또 지금은 꽃과 별, 그 아아득한 무엇으로 윤회를 되풀이 하며 이 쓸쓸한 일몰의 절터로 나를 찾아오고 있느냐 동해에서 떠오른 붉은 달은 서쪽 기림사를 찾아가다 탑 속으로 숨어 들고 기다려 다오 기다려 다오 사랑아 내 사랑은 저기 저 따뜻한 돌 속의 신라여인 오늘 밤 내가 탑 속으로 돌아간다 내 속으로 내가 돌아간다 정일근 시인의 '감은사지·2'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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