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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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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때론 블랙커피가 마시고 싶다..


BY 올리비아 2002-08-07

 
하늘엔 마치 분열이 일어나려는 듯, 
먹구름과 햇살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 

나의 마음을 닮은 하늘을 바라보라는 
하늘이 내게 주는 또 하나의 여유인가.. 

성질 급한 주전자가 소리내어 나를 부른다. 

도도했던 커피와 프림의 개성 짙은 분말들이 
어느새 뜨거운 물에 하나되어 사라지고, 

찻잔 속에 혼자 떨고 있는 티스푼이 
그저 적막한 아침을 조용히 흔들어 깨운다. 

언제나 그렇게 조화된 맛을 느끼면서 
오늘 난 문득 왜 블랙 커피가 마시고 싶은 것일까.. 

깔끔함과 독톡함에 마시게 되는 블랙 커피.. 

언제부턴가 난 이미 여러가지 믹서 된 커피가 
마치 내 삶의 모습인 양 그렇게 마시고 있었건만, 

오늘 난 문득 블랙 커피가 새삼 그리워지는 것일까... 

독특한 향 하나만 가지고 있는 그 맛.. 
씁쓸한 첫 느낌과 깊고 진한 여운.. 

그래 바로 첫 사랑 같은 맛 일게야.. 

그래서 문득 아쉬움과 그리움 가득 담은 
진한 블랙 커피 한잔이 마시고 싶었나 보다. 

감히 자기만의 향 하나만을 고집하는 
블랙 커피 같은 사랑은 이제는 도전이 되겠지. 

어느새 이렇게 용기 없는 나이가 되었구나. 

때로는 블랙 커피 향 닮은 여자가 되고 싶고 
때로는 블랙 커피 향 닮은 사랑을 하고 싶은걸.. 

애써 계절 탓으로 돌리는 영악함을 
갖고 있는 영리한 아줌마가 되었으니.. 

쓴 커피만큼 씁쓸한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젠 프림과 설탕 없이는 마시지 못하는 
그런 편하디 편한 익숙한 맛으로.. 

오늘도 난 어제와 같이 
날 닮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 

하지만 나도 때로는 문득.. 
블랙 커피가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