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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자녀라는 이유로 재산도 한 푼도 증여 받지 못하고 부모 부양 까지 하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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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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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BY 뜰에비친햇살 2002-07-14


오늘은 
아무말도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하루를 보내고 싶다. 

핸드폰 안에는 
여러개의 부재중 전화와 메세지가 쌓여있고, 
간신히 발을 디딜만큼의 공간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게 뚫려 있다. 

싱트대 가득히 쌓인 눈물그릇 
방안가득 널부러진 옷가지들 
내가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흩어져 
어제의 일들을 말해주고 있다. 

벙어리처럼 입다물고 
바보처럼 행동하고 
진종일 베개속으로 얼굴을 묻고 싶다. 

조막만한 손으로 
연신 흐르는 눈물을 훔쳐주며 
온몸으로 돋아난 나의 생채기를 
사슴같은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천사들 
그나마 나를 위로 하는 처방전이다. 

말 못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아는 언어들을 숨기고 
느낌을 숨기고 
멍청하게 나를 보여주는 것도 힘들다. 

둔한 흉기로 
뒷 덜미을 얻어 맞은것 같은 이기분 
바람이 들어와 나를 불러도 
지금은 대답을 할수가 없다. 

겨우 아침을 맞고 
늦은 끼니를 간신히 떼우고
맥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거실에 
초인종 요란한 소리가 가득 울려퍼지지만 
가만히 숨 죽이고 눈을 감는다. 

나는 여기 없다. 
나는 지금 부재중이다. 
나를 찾지를 말라.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둬라. 

나는 지금 시한폭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