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버린 마음이지만
와 버린 마음이지만
갈 수 없는 육신이지만
오지 못할 곳이지만
그 곳에 가고 싶다
네가 있어
그러나,
어이하여 숨지기 못하고
빈 몸으로 가는겐가?
저만치
산길을 돌아 허허벌판으로
덜 익은 풋사과 같으면 좋으련만
흐르는 시냇물에 조각돌이면 좋으련만
가을 논밭에 고개 숙인 벼이면 좋으련만
뭉게구름에 마음 덮어
줘 버린 마음 보이지 않게 해주면 좋으련만
떠났지만 마음을 가진 네가 부럽다
박쥐 같은 마음으로
젓가락처럼 갈라져 있으니
소나무 잎사귀에 가슴 찌르며
산들바람 다가와 어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