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둥지를 날아간 새 † 몇백년 묵은 쓰러져가는 내 초간. 비가 한바탕 내리고 나면 짚더미는 무게를 못이겨 허덕이고 한번쯤 피어나는 햇살에 부르르...젖은몸 털었다. 언제인가... 바람처럼 새 한마리 날아들어 작은집에 또 다른 둥지를 틀었었다. 마른 풀대기 작은 입으로 하나둘씩 물어날러 내 외로운 처마밑 그렇게 둥지를 틀었었다. 외로운줄 몰랐다. 서로 말은 통하진 않았어도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행복했었으니까. 어느날인가... 날아가 버렸어... 어디로 간것일까... 아무말도 없이... 내게 그리움 한무더기 남기운체... 지금은 둘이다 하나된 나. 하염없이 뜬구름만이 머리위에 얹혀졌고 눈앞에 가득 펼쳐진 바닷가... 길잃은 갈매기들만이 끼윽~ 끼윽~ 흰 거품같은 파도는 내 슬픔 모두 마셔버렸네. 계절은 또 다시 왔는데... 또 가겠지... 시간은 나를 두고 가겠지... 초간밑 빈둥지는 주인잃은 강아지마냥 그렇게 또 외롭다... ...02/6/6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