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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를 날아간 새 †


BY 그리움하나 2002-06-07

†  둥지를 날아간 새  †



몇백년 묵은 쓰러져가는 내 초간.

비가 한바탕 내리고 나면
짚더미는 무게를 못이겨 허덕이고
한번쯤 피어나는 햇살에
부르르...젖은몸 털었다.

언제인가...
바람처럼 새 한마리 날아들어
작은집에 또 다른 둥지를 틀었었다.

마른 풀대기
작은 입으로 하나둘씩 물어날러
내 외로운 처마밑
그렇게 둥지를 틀었었다.

외로운줄 몰랐다.
서로 말은 통하진 않았어도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행복했었으니까.

어느날인가...

날아가 버렸어...
어디로 간것일까...
아무말도 없이...
내게 그리움 한무더기 남기운체...

지금은 둘이다 하나된 나.
하염없이 뜬구름만이 머리위에 얹혀졌고
눈앞에 가득 펼쳐진 바닷가...
길잃은 갈매기들만이 끼윽~ 끼윽~
흰 거품같은 파도는
내 슬픔 모두 마셔버렸네.

계절은 또 다시 왔는데...
또 가겠지...
시간은 나를 두고 가겠지... 


초간밑 빈둥지는
주인잃은 강아지마냥
그렇게 또
외롭다...


...02/6/6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