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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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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곁에서


BY ham498 2002-04-23

국화가 만발한 꽃가게를 지나다가
꽃이 아름다운것은
꽃잎 때문이 아니라
향기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상의 계단을 ?ㅎ?오르다가
돌아온 저녁
피로에 지친 손을 씻고
묵묵히 책갈피를 넘기는 당신곁에서
차 한잔을 끓입니다

내가 가장 오래 오래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기쁨은
젊은 시절의 추억과
아직 다하지 못한 얘기와
우리 아이들의 앨범 세권과

무엇보다더 귀한 건
가지 무성한 느티나무
한그루 느티나무 같은 당신

나는 한마리 작은새
보금자리 떠나 살수없는 새가 되어
날개를 접습니다

당신의 잔엔 설탕대신 두 숟갈의 사색이
나의 잔엔 설탕도 크림도 듬뿍
우리들 삶의 길이란
설탕처럼 달콤하지도 않고
크림처럼 부드럽지도 않음을 음미하면서

깊은 빛깔이 어떻게 엷어지며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가를 조용히 가늠해 봅니다

그러다가 문득
삶이 아름다운건
어깨에 어깨를 슬며시 기대는 가을산
산처럼 말없는 사랑때문이라는 걸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