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어두움 속으로 숨는다. 여리고 긴 걸음으로... 소리없는 긴 아우성으로... 어두움만큼 깊게 숨어버린 강. 흙빛 어두움은 추억의 무덤 지어내어 소리없는 울음으로 강 깊이 내려앉고 어두움이 깊어 갈수록 그리움만큼 더 깊어가는 강. 소리 없는 은빛아침이 햇살어귀에서 손짓하면 밀려간 어두움 끝자락으로 침묵의 지지개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