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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기차창가...


BY 개망초꽃 2002-01-14

겨울 기차창가...


눈이 부실부실 날리는 날...
조금 멀리가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한 손엔 귤 한봉지를 들고
다른 한손엔 내 좋아하는 친구의 손을 잡고
빨간 목도리와 같은색의 모자를 쓰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차를 타고 싶다.

어제 있었던 무거운 이야기는 접어두고
오늘만 얘기하면서...
수다스러우면 어떠리
열개의 치아가 다 보이도록 흐드러지게 웃기도 하며
옆에 앉은 친구의 어깨에 기대여
손가락으로 저 멀리 풍경을 가르키며
기차여행을 하고 싶다.

귤을까서 친구에게 반을 주고
한 입 가득 오물거리며
귤처럼 시고 달고 깔끔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

눈이 내린 창.
눈이 온 세상 하얗게 덮힌 끝도 없는 들판과 산과 강
그리고 멀리 바다가 푸르게 출렁이는 네모난 창 밖...
바다가 좋아
산이 좋아
들길이 좋아 하면서...

내 좋아하는 친구와 같은 추억을 만들 그런 날.
기차여행이면 좋겠고
눈이 목화송이처럼 떨어지면 좋겠고
많이 많이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가끔씩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면 더 좋겠다.

눈이 내리는 겨울 기차창가... 겨울 기차창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