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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그대와 겨울


BY 개망초꽃 2002-01-08

커피와 그대와 겨울
저번주 금요일에는 눈이 녹은 도로를 달렸다. 차창으로 부딪히는 흙탕물을 보며.. "눈은 내릴 땐 좋은데 녹을 땐 정말 싫어" 그랬다. 무엇이든 그런 줄 안다. 사랑도 변하고 나면 더럽고 물건도 오래되면 망가져서 쓸모가 없다. 커피도 식어 버리면 맛이없다고 그런다. 그러나 난 식은 커피를 마시게된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기 때문이다. 사랑도 오래되면 무뎌지기는 하겠지만 질긴 정이란 게 있는데... 낡고 때묻은 물건은 편안하고 오랜내음이 있는건데... 창문이 동그랗게 생긴 찻집엘 갔다. 설탕 세개를 넣은 헤즐럿 커피를 오래도록 마셨다. 지난 겨울은 서러웠는데 올 겨울은 덜 외로울거다. 원두커피를 알고, 그대를 알고, 겨울을 이기고... 오랜 고가구같은 낡음과 익숙함으로 마주 앉은 옛사람이 포개진다. "난 다정하고 진실하고 영원한 사람을 좋아할거야." 묻지도 않는 말을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대... 헤즐럿 커피향이 나른하다. 어느절에 어둠이 내린 창밖엔 겨울이 한창이다. 한창인 겨울이 낙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