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13

나에게 쓰는 편지


BY poem1001 2001-12-19

거울속에서 마주치는
익숙한 얼굴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 줍니다
잘 살아 내고 있다고
아주 잘 하고 있다고

무릎에서 마주치는
왼손을
오른손으로 어루만져 줍니다
고맙다고
많은 일을 기적처럼 해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날마다 행복만 있다면
변덕쟁이 우리는
아마도 싫증을 낼겁니다
적당한 고난과
적당한 힘겨움이 더해져서
삶은 더 깊이가 있는 겁니다

긴 머리카락을
빗질하며
나는 또 감사해 합니다
더 나이들지 않았음에
아직 열망이 남아 있음에

거울에서 마주치거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내 모습이
평안하고 따뜻한
이미지이기를..

더 가난하게 하소서
더 비우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