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은
지리산 흑돼지를 사왔습니다.
늘씬하고 잘생긴 큰아덜하고
주장은 강하지만 의리로 뭉친 작은 아덜하고
마눌이 밖에 모른 냄푠과
나이들어 낳은 귀염둥이 늦둥이와
모처럼 식탁에 앉았습니다.
깜작할 사이에 커버린 두 아덜덜
학원이다 과외다...
함께 할 식사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상추에 싸서 한입 가득
흑돼지를 입에 넣고 행복에 겨워봅니다.
쇠주를 한잔 두잔 입에 넣으며...
가족들을 쳐다봅니다.
어느새 엄마 키보다 훌~쩍 커버린 두아덜덜
엄마의 보호자가 된 느낌입니다.
물질의 어려움도
사회의 냉정함도 몰랐던 결혼 17년
오로지 아이들을 잘 키운다는 일념으로
헌신했던 주부의 일상...
이게 행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가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행복은 길었고...
고통은 잠깐이었던 생활...
이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버린 아이들과
행복하고 싶습니다.
모처럼 함께 한 가족의 식사시간...
그 어떤 화려한 외식보다도
오늘밤은 집안에서의 식사가 행복합니다.
아~~~~~~~~~제 마음을 비우게 도와주소서.
아~~~~~~~~~매사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