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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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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이 나무에게 *


BY ylovej3 2001-12-12

* 낙엽이 나무에게 *

낙엽이 나무에게 난 한 순간도 당신 사랑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찬서리 내리면 선연히 달궈진 우리 사랑, 이별 앞에 놓인다던 당신 말 믿지 않았습니다. 은빛 일렁이는 눈부신 햇살 양떼 노니는 푸른 하늘, 그 안에서 깊어가는 우리 사랑만 믿었습니다. 하지만 오래지않아 첫서리에 온 몸 적신 나, 한낱 미풍에 곤두박질치고서야 그 믿음 헛되단 걸 알았습니다. 끝까지 지켜주지 않은 당신 악착같이 매달리지 못한 나 누구의 탓도 아니라 흐르는 시간 때문이란 걸 알았습니다. 당신을 떠나온 후 웃음을 잃고 윤기를 잃고 빛깔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날 잃음으로써 당신 얻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하나였던 우리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한 아픔이 있을지라도 순연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가을이 떠난다고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니듯 몸은 비록 당신을 떠나왔지만 마음은 한 순간도 떠나지 않겠습니다. 누군가의 발길에 툭 차이고 누군가의 손길에 파삭 부스러져도 당신 향한 열정하나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리하여 스믈스믈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또르르또르르 새소리 높아지면 당신과 다시 하나 되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저 지금 그 자리에 서서 흔들리되 꺽이지 않는 모습으로 내 사랑 받아주면 좋겠습니다. 진정 그리하면 좋겠습니다. -淸顔愛語- * 낙엽이 나무에게 * 근처 산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찬서리에 가을이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떠나지 못한 가을이 뒹구는 낙엽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낙엽과 나무가 하나되어 밀어를 속삭이는 모습을 보며 쓸쓸함이 한 순간의 다정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가을은 사랑하지 못한 것을 더욱 사랑하는 계절은 아니었는지요? 2001. 11. 27 淸顔愛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