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속내>
약속 하지 말아요
만남을 기약하지 말아요
잠만 잘라요
앞으로 오년이든 십년이든
잠만 잘라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변명하겠죠
소심함은 언제나 그렇게 만들어요
펑펑 눈 쏟아지는 날 전화를 걸고
벗어던진 나무를 닮아
숙제 잃어버리고 신나는 아이처럼
쏘다니고 싶어요
걷다가 힘들면 전망 좋은
이층 커피 숍에 앉아서
외로움이 담긴 목이 긴 유리잔에 대해
톡톡 감각을 자극하며
보고픔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약속은 없어요, 단지 전화 한통으로 끝낼거예요
만남도 없어요, 쉽게 만나고 잊혀질
습관같은 만남은 없을거예요
따뜻하게 쉬고 싶었는데
냉냉한 겨울 바람만 몰아다 놓네요
자꾸 흔들지 마세요,
겨울 추위에 깊은 잠만 잘테요
변명이란 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