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끓어오르는
깨끗한 찻물.
엷은 비취 빛 풀려
향 좋은 더운 이슬.
다소곳이 기다리는
두 개의 잔에
사랑을 우려
정성으로 따라냅니다.
그대에게 한잔
나에게 한잔
마음으로 마시는 차 한잔.
온 몸으로 퍼지는 뜨거움.
눈감고 더 가까이
당신의 느낌에 가슴을 열면
소리도 답도 없는 이야기가
천지에 가득 메워져 옵니다
늘 상 이렇게 빈자리에
그대를 불러
말없이
사랑을 이어 가고
애절한
그리움으로 끼어 안으며
빈 몸짓으로 사는
당신의 사랑입니다.
오늘은
그대의 웃음과 눈빛에
깊은 가을이 덮여
조금 쓸쓸해 보입니다.
스산해지는 십일월
바람이 찹니다.
비워진 찻잔에
뜨거운 차 한잔 다시 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