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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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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있는 밤에.... ♣


BY 라일락 200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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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있는 밤에 ♧

                                                                   도종환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다만 이렇게 고요하게 혼자 있다는 것이


  흙 위에 다시 돋는 풀을 안고 엎드려


  당신을 생각하다



        .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홀로 깊이 어두워져 가고 있는


  다만 이 짧은 순간을


  외로움이라 말해도 되는 것일까



          .



  눈물조차 조용히 던지고 떠난 당신을 생각하면


  진정으로 사랑을 잃고 비어 있는 것은 내가 아닌데


  나도 당신으로 인해 이렇게 비어 있다고


  내가 외롭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



  새로 돋는 풀 한 포기보다도 떳떳치 못하고


  돌아오는 새들보다 옳게 견디지 못한 채


  이것을 고독이라 말해도 되는걸까



            .



  저 길고 긴 허공을 말없이 떨어져


  어둔 땅 너머로 빗발들은 소리없이 잠겨 가는데


  빗방울 만큼도 참아내지 못하면서


  겨우 몇날 몇해 홀로 길 걷는다고


  쓸쓸하다 말해도 되는 것일까



           .



  흔들리기만 하면서 흔들리기만 하면서


  고독하다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