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시공휴일 어느 날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0

네살배기 아이


BY 리트리버 2001-09-10

하루내 일터에서 시달리고
퇴근해서는 부업하느라 밤새는게 부지기수이던 날
코피를 쏟다가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작은 눈망울로 물끄러미 광경을 바라보던 아이는
대견하게도 겁먹지 않고 말없이 잠이 들었습니다.
늦잠을 자느라 출근하는 나를 보지못한 날에는
퇴근하는 내 등에 매달리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내가 힘든 내색이라도 할라치면 아이는 등에서 내려
할머니방 제 잠자리에 얌전히 드러누워
깨끗한 눈망울 굴리며 가슴을 키워갔습니다.
어쩌다 어쩌다 어미정 그리워 잠들지 못한 날에는
제 키 서너배나 되는 이불을 끌고와 내 옆에 눕고
살그머니 치맛자락 끌어당겨 손아귀에 쥐고
작은 가슴 쌔액 쌔액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떼를 쓰지 않았습니다.


제 시는 아닙니다만, 자주 가는 사이트에 있는걸 읽다가 가슴이 아파서 퍼왔습니다.

* 미처 살피지 못했더니 '수국'이라는 닉네임이 있네요.
그래서 바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