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은 눈과 같은 걸...
쌓이면서 커지는 눈덩이처럼
내 사랑은 항상 그러했는 걸...
사는 것이 버거워서
널 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럴수록 넌 내 안에 더 깊이
아로새겨져 내 맘을 아프게 했는 걸...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했어.
그래서 돈보단 널 버리기 쉽다고 생각했어.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라고...
그래서 날 또 한번 살게 했던 그 사랑을 버리려 했었어.
점점 이 세상의 노예가 되어가는 날 보며 슬퍼졌어.
너도 알잖어.
우린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까.
어차피 속해 살 수 밖에 없는 이 세상을 등지며
모든 걸 생각할 수 없다는 걸 알잖어.
예전엔 모든 게 이해되지 않았어.
쉽게 퇴색되어버리는 사랑의 눈물이...
하지만 한살 두살 나이를 먹고,
돈이 날 살릴 때
난 어쩔 수 없이 널 포기해갈 수 밖에 없었어.
우린 저승이 아닌 이승에서 만났고,
사랑하며 이 세상을 살기 위해선
그것을 받쳐주는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던 거야.
사랑만 있으면 살 수 있다던 세상.
그건 세상에 어려워져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치였다.
사랑할 수 있음이 때론 힘이 되었는데...
나무에 붙어 있어야만 아름다워질 수 있는
하나의 꽃잎처럼
난 얘써 구르는 낙엽이고 싶지 않았는지도...
그렇게도 아파하며 울었던 시간들이었지만
그나마 그런 비열함을 가졌었기에
덜 울 수 있었는지도...
세상을 이끄는 물질들이 없고선
사랑도 존림할 수 없음을 깨달아버린
지금 내 나이는 겨우 이십대중반이다.
좀 더 늦게 알았다면
널 두었던 내 가슴의 빗장을 채워야 하는 시간들을
좀 더 늦출 수 있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