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사랑이 끝나고 나면
그 흔적이
어떤 빛깔로든 그대에게 남으리
더디게 넘실거려 강둑을 적시든가
단번에 범람하여
흙탕물로 휘몰아치는 차이가 있을 뿐
휘어가는 그대 뒷모습으로
그 아픔의 깊이
어림 할 수 있지만
흐른다는 것은 기쁨보다 서러움에 가까우리라
또한 반드시 바다로 접어들지 않는 것으로
반란의 깃발을 세울 수도 있으리
우리의 생각이나 언어가
일치하지 않는다 하여 사랑 아닌것이 아니듯
비록 먼 곳에서
서로 다른 세월을 안고있다 해도
소리없이 일렁이는 것으로
내 차고 수척한 몸을 그대에게 가까이 할 때
그대 또한 여윈 흐름으로
내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며
힘겹지만 이렇게
그대를 깊이 안아 올리고 있음인 것을
시집 < 네안에서 내가 흔들릴 때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