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랑은
알 수 없는 곳에 나를 가두고
시선 가득히
앞을 가리고 선다
굽이쳐 들어오는
매끄러운 물결아래
한 걸음 나아가
밑 모를 나락일지라도.
헤아리며 어지러운 마음도
다만 어느 한 순간
스스로 놓치며 살고 싶고
사랑하나로 어리석은 바보라도 되고싶다
눈 가린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듯
온 몸과 마음으로 질주하며
열기로 익은 마음 네 앞에 내려 놓고
깊은 이야기 밤새도록 흐르게 하고싶다
풀 섶 젖은 밤길도 걷고 싶고
아주 한적한 그 길에 앉아
우리 이야기안에 풀 벌레 소리 섞으며
푸른 별 뜨는 밤 하늘도 보고 싶다
두고 간 이야기만 무성한 하루
뒤적이다 놓쳐 버린 잠
알 수 없는 갈등에서 스스로 헤어나
잠시라도 순백의 가슴을 헤쳐 보이고 싶다
********이천일년 팔월 열나흗날 벽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