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르른 곳을 향하여 흐르기 위해 오랫동안 담아 둔 물이
있습니다
하루가 아닌 여러날을 갖은 유혹속에서도 방류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체온을 전달하며 담아온 것들입니다
비 내리는 날이면 너무나 무거운 하중에 풀어 헤치고도 싶었고
눈 내리는 날이면 하얀 숨결속에 고르게 고르게 젖어들고도
싶었습니다
때론 온몸 주위를 휘감고 있는 이끼에 주저 앉기도 했지만
모든걸 포기하기엔 가슴이 너무 벅차올랐습니다
하루하루 많은 사람들이 내 둑을 향하여 지나쳤지만
내 숨결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한적한 오후 낮잠에서 깬 나를 향하여 걸어오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날!
그 순간 그의 모습을 뚜렷이 볼수는 없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의 모습은 선명하게 나타나서
매날을 나의 둑을 향해 걸어 왔습니다
나도 모르게 그를 향하여 물줄기를 보내게 되었고
난 숨죽여 온 내 떨림을 그에게 전달해 갑니다
그것이 그리움의 줄기임을 알기까지는 많은 혼란을
견뎌야 했지만
이제 그를 향하여 자연스런 웃음을 날릴 수 있습니다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