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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악마


BY veness 2001-04-12

가라구 등을 떠다 민다...
자꾸만 들썩 거리는 내 발 걸음을
가라구 등을 떠다 민다

있을 곳이 아니라며
있었어도 안된다며...
자꾸만 자꾸만
내 등을 떠다민다

그속은 오죽했을까..
가라고 내치는 그 당돌함 뒤에
석연치 않는 슬픔이 물들어 있다

숲은 더 넓고 자유한데
양을 모는 양치기 처럼
소리치다...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때론 애타는 서글픔과
가끔 저려오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러기엔 널 너무 많이 읽어 버렸다

너가 날 속이기엔
넌 눈부신 푸른 빛으로
너무 투명해져 있었다

잠시 주춤....
가라고 등떠밀던 손은 어디가고
꾸짖던 그 토악질은 어디가고
내 앞에 나풀락 거리던 옷자락을
살포시 놓고 베시시 웃고 있나...

도적 같이 내게 와서는
자기가 악마라고 외마디를 던진다

올때보다 가려하는 등 뒤에서
넌 전에 없이 더 큰소리로
부화를 퍼붓고......
목 놓아 통곡한다

피를 토한다
돌아서는 내 소맷깃에 서릿발이 맺히고
데굴데굴 구르는 오열을 토한다
그 당돌 하던 너가...

넌 분명 사랑 할수 밖에 없는 악마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