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 雪
떠나지 못한 그리움들이
한올씩 풀풀 날리더니
이윽고 밤이 되어
빈 가슴을 공허히 뚫고
펑펑펑 통곡 합니다
밀려드는 시간속에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떠밀렸어야 했던
건반위를 나르던
피아노 선율은
대지위에 이슬로 맺히고
그 소리가
마음아픈이에게는
천둥보다 멍한 울림이 되어
봄속에 숨어들었습니다
따스한 봄의 기운속에도
새로운 탄생의 축복속에도
이렇게 가슴에이는
그리움으로
보여지는 슬픈 선율이 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꽃샘 추위를 틈타
내리고 싶었던
그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2001.3.28.